브람스의 <피아노 소나타 제3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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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onion 작성일25-07-04 03:38 조회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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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람스의 <피아노 소나타 제3번>. 1악장 저음과 고음을 오가는 폭넓은 이동은 오케스트라 음향을 선사했다. 조성진의 타건은 강하면서도 소리가 단단했다. 라두 루푸의 연주로 예습을 했는데 비슷한 느낌이 나는 부분들이 있어서 놀랐다. 그리고 오늘따라 동작이 엄청 컸는데 계속 강하게 칠 때 손이 '날았다'. <노다메 칸타빌레>의 주인공 노다메가 떠오를 정도로 어찌보면 좀 과한 느낌도 있었다. 2악장은 감성적인 느낌이 잘 살았는데, 세레나데를 노래하는 것 같이 느껴져서 브람스 가곡을 피아노로 연주하는 것 같았다. 실제로도 브람스가슈테르나우라는 시인의 '젊은 날의 사랑'이라는 작품 중 일부를 인용했으며, 달그림자 아래 포옹하는 연인의 은밀한 속삭임을 그리는 악장이기도 하다. 그런 모습이 눈앞에 떠오르는 것 같았다. 이 곡 중에선 가장 인상적이었던 악장이었다. 3악장의 주제부는 브람스가 아니라 쇼팽 같다는 느낌을 받았었다. 쇼팽의 왈츠나 폴로네이즈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와 대조적인 평화로운 코랄풍의 트리오와의 대비를 연주적으로도 주고, 여기서도 그 사이에 여백을 주기도 했다. 4악장에선 감정의 파도가 막 밀려드는 것 같았다. 특히 베토벤의 <교향곡 제5번>의 1악장처럼 '다다다 다'하며 계속해서 등장하는 저음은 우울감을 불러일으켰다. 마지막 5악장은 변화무쌍하다. 춤곡 같기도 했다가 온화하고 평화로웠다가 하다가 점점 캐논 느낌의 대위법으로 점점 끌어올리면서 진행된다. 구조적으로 유기적이고 다양함 속에 점점 끌어올려 마지막 부분에선 모든 것을 폭발시키는 느낌이었다. 브람스가 고작 21살에 작곡한 곡임에도 완성도가 높다. 젊은 연주자들이 많은 도전을 하지만 브람스의 곡은 확실히 좀 더 성숙했을 때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들어봤으니 나중에 비교해서 들어볼 수 있는 기회가 있지 않을까 싶다.모차르트, 프랑스 노래 '아, 어머니께 말씀드리죠'에 의한 12개의 C장조 변주곡 KV 2652025년 6월 17일(화) 19:30리스트 / 베토벤/ 버르토크/ 브람스[앙코르]공연장소 :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스테 별장의 분수는 리스트의 <순례의 해> 3권에 수록된 곡이다. 나는 에스테 별장을 다녀온 적이 있다. 로마에서 당일치기로 갈 수 있는 소도시 티볼리에 있는 곳이다. 보통 빌라 에스테와 빌라 아드리아나를 묶어서 많이 가는 곳으로, 이탈리아어로 Villa d'Este이기 때문에 보통 한국 사람들은 빌레 데스테라고 하고, 검색하면 그렇게 더 많이 나오지만 출판사나 기사 같은 곳에는 빌라 에스테라고 하는 것을 보면 d가 묵음이다. 그때의 기억으로 에스테 별장을 상상하면서 감상을 했다. 분수가 정말 많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아마 리스트도 그것이 인상적이었던 것 같다. 물을 표현한 부분들을 느낄 수 있었다. 조성진의 이번 투어의 라벨 피아노 독주 전곡 프로그램 중 <물의 유희>나 <밤의 가스파르> 중 제1곡 '물의 요정'과 연결되는 느낌이었다. 오른손의 아르페지오는 물을, 왼손의 저음 멜로디는 거닐고 있는 걸음걸이 같기도 했다. 변화하는 다이내믹은 분수들의 크기일까. 특이했던 점은 조성진이 중간에 잠깐씩의 여백미를 보여줬는데, 여백의 앞뒤가 조금씩 변화가 있는 느낌이었다. 물이 움직이는 것처럼 유려하고, 생동감 있었다. 조성진의 음색은 맑고, 투명했고 반짝거렸다. 특히 저음에서 고음으로 아르페지오로 여러 번 반복되면 올라가는 부분은 하프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 곡 자체가 명상적이고, 관조적인 태도를 보이는 곡인데 지난 라벨 때도 느꼈지만 그럴수록 조성진과는 더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21살의 브람스를 31살의 조성진이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15번 D장조 Op.28 '전원'버르토크, 야외에서브람스, 피아노 소나타 3번 f단조 Op.5앙코르로 연주한 모차르트의 <'아, 어머니께 말씀드리죠'에 의한 12개의 변주곡>(A.K.A 작은별 변주곡)도 좋았는데 모차르트 역시 조성진과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본인들이 아는 것 나왔다고 왜 첫 부분이 가장 중요한데 웃는 거냐고. 거기에 내 앞에 분은 앙코르 처음부터 끝까지 찍으면서 줌인, 줌아웃도 해가며 열심히 찍더라. 연주하는 모습 보고 싶은데 자꾸 앞에 영상이랑 겹쳐져서 눈 감고 들었다. 오늘 관크가 너무 많아서 말할 힘도 없었다. 제네시스 후원도 있었던 것과는 별개로 프로그램이 상대적으로 대중적이라서 그런지 산만해도 너무 산만해서 집중을 완전히 하고 볼 수 없던 것이 좀 아쉬웠다. 조용한 가운데 울리는 벨 소리, 진동소리, 알람 소리에, 물건은 왜 이렇게 많이 떨구고, 기침은 입도 안 가리고 하는지 참. 연주자한테 내가 다 부끄러운 순간이 있기도 했다.쌓여진 관크들 사이로주말에 근무해서 오늘 유연근무로 2시간 일찍 퇴근하는 김에 사인 시디를 살 겸 일찍 도착했다. 땀 내지 않으려고 일부러 천천히 걸어왔음에도 콘서트홀은 아직 에어컨이 가동되지 않아 찜통이었다. 18시부터 판매한다고 하는데 도착하니 16시 50분쯤 됐다. 이미 열댓 명이 줄을 서 있었다. 나중엔 줄이 IBK기업은행챔버홀까지 섰는데, 그냥 나도 땀도 좀 닦고 숨 좀 돌리고 줄을 설 것을 그랬다. 17시 40분에 온 지인도 넉넉하게 협주곡 음반을 구매했고, 솔로 음반은 공연 종료 후에도 남아있는 것 같았다. 구매를 한 뒤 서로 다른 네 분께 티켓을 다섯 장 받아서 어머니를 비롯한 서로 다른 네 분께 또 전달했다. 감사하게도 먼저 티켓 필요하냐고 연락 주신 인친, 블친, 회사동료, 카페회원님 모두 감사합니다.버르토크의 <야외에서>. 조성진은 무대로 걸어들어와서 의자에 채 앉기도 전에, 심지어 박수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냅다 저음 쪽 건반을 부술 것처럼 '갈겼다'. 깜짝 놀랄 정도로 강했다. 제1곡 '드럼과 피리'로는 타악기적인 기법이 돋보이는 곡인데,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드럼을 잘 치는(?) 느낌이었다. 저음 쪽 건반과 페달은 괜찮나라고 생각할 정도로 건반을 치면서 모든 음에 페달을 계속해서 밟기도 했다. 제2곡 뱃노래에서 왼손의 움직임은 물의 움직임이 표현되는 것 같았고, 그 위에 곤돌라 사공의 구슬프면서도 현대음악이라 그런지 조금은 괴이한 느낌